Jack Salv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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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작성

MERKUR 피에르 폴린 점핑아워 34mm — 알리 시계의 갓성비

안녕하세요 삼촌존스입니다. 어느덧 두 번째 글이네요.

지난 타이맥스 멀린 글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반응을 얻어 빨리 다음 글을 쓰고 싶었지만 거의 1년만에야 기추를 하게 되어서?! 😂 오랜만에 글을 적습니다.

시계 소개

오늘 다뤄볼 브랜드는 바로 MERKUR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인데? 라고 생각하셨다면 지극히 정상입니다. 저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왜냐하면 소위 알리 브랜드이기 때문이죠. 간단히 조사를 해보니 중국 브랜드로, 베이징에 기반을 둔 중저가를 포지셔닝 한 브랜드라고 나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MERKUR 산하에도 서브 브랜드들이 존재하며 각각의 포지션이 나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SEIZENN은 밀리터리 워치, FOD는 크로노그래프 같은 식입니다.)

다만 대다수의 모델은 그냥 MERKUR 브랜드를 달고 출시하는 것으로 보이며, 오늘 리뷰할 PIERRE PAULIN은 이 중에서 빈티지한 감성의 드레스 워치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시계는 PIERRE PAULIN 점핑아워 34mm 오토매틱입니다. 34mm의 작은 다이얼 위에 아라비아 인덱스와 스몰 세컨즈 그리고 Hour 창이 위치합니다.

실물은 실버 다이얼에 블루 핸즈가 빛을 반사해서 사진보다는 조금 더 화려하지만 전체적으로 얌전하고 오밀조밀한 시계입니다.

제원

항목 내용
제품 피에르 폴린 점핑아워 오토매틱 34mm
무브먼트 Seagull ST1721 (점핑아워, 논 해킹)
파워 리저브 40시간
방수 성능 50미터
글래스 재질 박스형 미네랄 글라스
두께 11.5mm
러그 사이즈 18mm / 럭투럭 41mm
다이얼 실버 & 썬버스트 기요세 패턴
가격 알리 약 $120 / 세일가 $100 내외

구매 동기

기계식 시계는 기본적으로 비싸기도 하고 손목은 2개뿐인데 시계 개수는 늘어나다 보니 구매에 신중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구매 전에 새로운 시계에서 경험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물론 이것을 한 번에 다 충족하는 것은 말이 안되고, 이러한 기준을 더 많이 충족하는 시계면 구매에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적어보았습니다.

정리를 하고 나니 선택지의 폭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접근성 있는 가격에 체험하고 싶던 저로서는 대안이 많지 않더라고요. (점핑아워 하면 떠오르는 시계들 — 까르띠에 Tank à Guichets, 오데마 피게 Neo Frame Jumping Hour, 오츠카 로텍 No. 7.5 — 은 당연히 예산 밖이었습니다.)

곧 중국 브랜드로 마음을 정하고 알리익스프레스를 설치해서 서칭을 시작했고, 그 결과 PIERRE PAULIN 점핑아워를 발견해 여러 기준을 충족하는 “빙고”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계가 출시된 시기는 2024년으로 추정되는데요.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모델인지 엄청나게 많은 베리에이션(34~42mm, 10색 이상)을 제공합니다. (거의 스와치 로얄팝을 방불케 하네요.)

다행히 34mm 모델은 화이트(실버) 단일 색상으로만 출시되어 작은 사이즈를 추구하는 저로서는 선택이 쉬웠습니다.

폰트·백케이스·각인(Automatic vs 브랜드 탄생연도 1982)이 시기별로 다를 만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점도 마이크로 브랜드다운 재미 포인트였습니다.

여담으로 알리에서 시계를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시계를 몇 년 경험하다 보니 헤리티지(브랜드가 역사를 스토리로 풀어 시계에 부여하는 것)가 꽤 중요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정교한 스토리텔링이 시계를 즐기는 큰 부분을 차지하더군요. 알리 시계는 역사가 짧아 이 측면은 부족하지만, 기술력과 가격에서는 엄청난 강점이 있었습니다.

짧은 후기

갓성비로 유명한 알리 시계인 만큼 완성도는 상당합니다. 다이얼의 기요세 패턴은 프레스 방식으로 보이지만 마감이 뛰어나고 프린팅도 흠이 없었습니다.

특히 무브먼트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상품 페이지에는 시걸사의 ST17이라고만 나오는데, 사진상 ST1721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특이사항으로, 디스크를 넘길 때 동력이 많이 필요해서인지 풀어놓으면 항상 59분 근처에서 멈춰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컴플리케이션이라 조심히 다루고 있고요.

(참고: 25년 마이크로 브랜드 MAEN이 출시해 화제를 모은 Grand Tonneau Jump Hour도 ST1721을 수정해 사용했는데, 약 799유로 가격 책정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완판된 것으로 압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히 보면 위화감이 느껴지는데, 가격대에 비해 요소들이 너무 투 머치입니다. 화려한 선버스트 기요세, 파란 브레게 핸즈, 미러 폴리싱 윗면 마감은 가성비 브랜드의 본질과 어울리지 않아 이질감이 듭니다. (친구들은 비싼 브랜드처럼 보인다고 했지만, 시계생활 하신 분들껜 오히려 단점일 수도.)

저렴한 가격이다 보니 약간의 QC 문제도 있었습니다.

또 “돔 미네랄 글라스”라는 표기와 달리 돔인지 박스인지 애매할 만큼 가장자리가 가파르게 깎여 다이얼 측면 시인성이 좋지 않습니다. (이전 타이맥스 멀린의 아크릴이 완만하고 왜곡이 적어 더 비교됐네요.)

마지막으로 기본 스트랩이 드레스워치인데 레이싱 스트랩이라 어색해, 현재는 타이맥스 멀린의 리저드 스타일 스트랩을 임시로 쓰고 있습니다.

마무리

많은 부분을 고민해서 구매한 시계이고 기능·마감 완성도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볼 때마다 어딘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메이저 브랜드가 주던 감성이나 헤리티지의 부재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10만원 중반에 구입 가능하고, 시계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점핑아워라는 컴플리케이션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는 시계입니다.

최근에는 알리를 시작한 김에 시계 모딩용 부품도 구매하고 있는데, 다음에는 이 주제로 글을 적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본 글: 원본 보기 (네이버 카페 워치토키)